행사의 문을 연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과 자신감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글로벌 판매 200만 대 돌파,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95조 2천억 원대), 그리고 글로벌 합산 판매량 3위 및 영업이익 2년 연속 세계 2위라는 압도적인 실적을 발표했다. 다음은 2030년 중장기 목표이다.
글로벌 판매량 확대: 연간 410만 대에서 555만 대 수준으로 도약
친환경·전동화 비중: 현재 약 23% 수준에서 60%까지 대폭 상향
글로벌 시장 점유율: 4.7%에서 6.0%로 확장
수익성 지표: 영업이익률을 장기적으로 9% 이상 달성하겠다는 비전 첫 제시
여기서 가장 눈에 띈 단어는 바로 '피지컬 AI(Physical AI)'였다. 차량 하드웨어 제조 역량 위에 소프트웨어, 로보틱스(보스턴 다이내믹스), 자율주행(포티투닷·모셔널), 모빌리티 금융 서비스까지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완전한 AI 생태계를 그룹사 자체 시너지만으로 완성하겠다는 의지이다.
2.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사이의 게임체인저: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많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이 주목했던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는 바로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이다. 순수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와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현대차가 꺼내든 무기이다.
EREV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구동은 100% 전기 모터로만 진행하여 순수 전기차의 부드럽고 강력한 주행 질감을 그대로 유지한다. 반면 차량 내부에 장착된 소형 내연기관 엔진은 바퀴를 굴리지 않고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소형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 EREV가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이점:
압도적인 주행거리: 한 번 완충 및 주유 시 900~1,000km 이상의 항속거리를 확보하여 장거리 충전 스트레스를 완벽히 해소한다.
원가 절감 및 가격 경쟁력: 일반 순수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원가가 낮아지고 소비자 구매 문턱도 크게 낮아진다.
시장 맞춤형 전략: 대륙형 주행 패턴을 가진 북미 시장의 중대형 SUV(싼타페 등)와 제네시스 라인업에 선제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3. [심층 분석] AVP 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밝힌 SDV와 자율주행의 본질
이번 인베스터 데이의 기술적 클라이맥스는 단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이자 포티투닷 대표인 박민우 사장의 발표 세션과 Q&A였다. 엔비디아에서 오랫동안 자율주행 플랫폼과 인공지능 엔지니어링을 이끌었던 분답게, 화려한 미사여구 대신 매우 정교하고 현실적인 엔지니어링 로드맵을 제시했다.
(1) 자체 E2E 신경망 모델 '아트리아 AI(Atria AI)'와 투트랙 전략
현대차는 자체 엔드투엔드(End-to-End, E2E)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파운데이션 모델인 '아트리아 AI(Atria AI)'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과거의 자율주행이 인지, 판단, 제어를 각각 수작업 코딩으로 쪼개서 처리했다면, 아트리아 AI는 센서로 들어온 원시 데이터를 인공신경망이 한 번에 종합 분석하여 주행 명령을 직접 도출해내는 방식이다.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NVIDIA DRIVE) 솔루션과 포티투닷 자체 아트리아 AI 솔루션을 유연하게 결합한 투트랙 아키텍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의 최첨단 고성능 칩셋·플랫폼과 자체 개발 AI 알고리즘을 최적으로 융합해 시장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세한 아키텍처와 전략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2) 2028년 양산차 센서 공용화와 '데이터 플라이휠' 대역전 로드맵
박민우 사장은 실시간 Q&A 세션에서 왜 현대차가 지금 당장 모든 양산차에 고성능 센서를 일괄 장착하지 않는지에 대해 제조 관점의 현실적인 제약을 명확히 설명해 큰 호평을 받았다.
"자동차가 공장에서 금형을 찍고 플랫폼 설계를 바꾸는 데는 긴 사이클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2028년 양산차를 기점으로 센서와 컴퓨팅 파워의 공용화(Sensor Standardization & Rollout)를 단행합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일반 소비자가 타는 양산차 자체가 강력한 엣지 데이터 수집 기기가 된다는 점이다. 차량에 탑재된 AI 모델이 일상 주행 중 해결하기 어려워하는 특이 구간(Edge Case / Corner Case) 데이터만을 선별적으로 추출하여 중앙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 데이터 경쟁의 결정적인 변곡점으로 2033년을 지목했다. 특정 로보택시 테스트 차량 몇백 대, 몇천 대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현대차처럼 연간 수백만 대를 대량 생산하는 글로벌 제조사가 2028년부터 표준 센서와 컴퓨팅 파워를 깔기 시작하면, 2033년 전후를 기점으로 누적 주행 데이터 총량에서 테슬라 등 기존 선두 경쟁사를 추월하는 골든 크로스(Break-even)가 일어난다는 계산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차가 구축 중인 초대형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다.
(3) 광주 자율주행 실증 사업의 진짜 의미: 포싱 펑션(Forcing Function)
지자체와 진행하는 광주 실증 사업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곳에서 모이는 데이터의 물리적 양은 연간 수백만 대의 대량 양산차에서 들어오는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플라이휠 시스템이 시작부터 끝까지 정상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조직을 움직이게 만드는 강력한 포싱 펑션(Forcing Function, 강제 촉진 기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4. 정리하며: 현대차의 미래 기업가치는 어디에서 나올까?
이번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구분
현대자동차 핵심 전략
본업 경쟁력
고수익 SUV 및 차세대 하이브리드 중심 견고한 현금 창출력
전동화 가교
1,000km급 EREV 조기 양산으로 전기차 캐즘 극복 및 북미 공략
SDV & 자율주행
아트리아 AI 모델 도입 및 2028년 양산 센서 표준화 기반 데이터 플라이휠 가동
궁극적 목표
보스턴다이나믹스·포티투닷을 잇는 피지컬 AI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
내연기관 시대의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였던 현대차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시대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증명한 행사였다. 현대차의 장기 투자자이거나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박민우 사장의 로드맵(2028년 센서 공용화 롤아웃과 2033년 데이터 역전 시점)을 꼭 체크해두시기 바란다!
단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이를 기다려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술 발전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의 방향성이 어떻게 잘 지켜지면서 구현이 될지는 지켜봐야할 숙제인 것 같다. 현대자동차 전체의 센서 표준화와 이를 현대차의 데이터센터에서 처리 가공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