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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MBition)과 한국 회사(LG전자) 비교

chbae 2023. 6.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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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졸업 후에 LG전자 CTO부문의 소프트웨어 연구소(서울 서초구)에서 약 10년동안 일을 한 후 독일에 있는 MBition (Mercedes-Benz Innovation Lab)에서 4년 이상 일을 했다. 이 두 회사에서 했던 경험으로 회사 생활, 워라벨 등이 어떻게 다른지 완전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물론 LG전자 CTO부분,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소는 LG전자에서도 좋은 것들은 모두 처음 시도해보고 적용하는 곳이라 한국 회사 중에서도 워라벨이 좋기로 손에 꼽힌다. 그리고 양산 프로젝트를 하지만 사업본부처럼 완전 메인으로 리딩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곳의 경험이 모든 한국회사의 경험을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다.

 

독일에 있는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분위기는 다른 독일에 본사가 있는 회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단 독일에 있지만 본사가 미국, 한국, 중국등이면 또 다른 이야기이다. 여전히 그 나라의 문화가 독일에 있는 회사이지만 살짝 존재한다고 들었다.

 

출처: https://auto.economictimes.indiatimes.com/news/auto-technology/shifting-gears-adjusting-volume-lg-working-on-tech-to-read-drivers-gestures-for-mercedes-benz/67629210

 

LG전자 CTO부문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소

10년동안 근무하면서 블루레이 플레이어, Google TV, webOS TV, webOS Wearable 등을 사업본부와 양산을 했고 VS (Vechcle Solution) 본부의 IVI 프로젝트를 지원을 했다. LG전자 CTO 부분은 사업본부와 달리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팔지는 않고 사업본부와 협업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석사 이상이나 경력자만 선발했고 위치도 서울에 있어서 연봉은 SK, 삼성, 현대자동차 등보다는 좋지 않지만 근무환경 때문에 많이 지원했던 것으로 안다.

 

대부분 연구원들이라서 근무 분위기는 좋았고 LG전자에서는 선도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실행할 정도로 한국회사에서는 근무환경이 엄청 좋은 편에 속했다. 집에서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라서 너무나도 근무하기 좋았다.

 

하지만 여전히 급박한 프로젝트, 관리자들의 이전 관성으로 인해 야근하는 일이 가끔 있었고 특근도 많지는 않았지만 바쁠 때는 했었다. 특히 webOS TV 첫 양산 때는 TV연구소로 파견가서 새벽 2시, 3시에 퇴근하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어 넘기는 추억이지만 참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게임 업계 등 많은 곳에서는 이런 일들이 다반사였다고 했고 최근들어 많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여전히 문화와 관리자들의 머리속에는 남아있긴 하다.

 

연봉은 다른 회사보다 많지는 않지만 LG전자 같은 경우 핵심인재들이나 잘하는 친구들한테 몰아주는 구조라서 그 친구들은 딱히 이직에 대한 불만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고정 월급이 아니고 인센티브 구조라서 언제 받던것을 안줄지 모르는 불안정한 수익 구조이다. 상위 몇프로만 그렇게 주고 중상위 계층은 상당히 불만이 많다. 그래서 좋은 곳으로 많이 이직을 해서 LG 사관학교라고도 부른다. 지인들 중에 많은 분들이 SKT, 현대자동차, 현대 모비스 등으로 이직을 했다. 덕분에 다양한 회사에 인맥이 많아져서 좋긴 하지만 LG전자 입장에서 보면 씁쓸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해외 컨퍼런스도 가고 많은 복지를 누린 것 같다. 근무환경도 타 한국기업에 비해서 너무 좋아서 솔직히 초반에 독일에 와서도 워라벨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관리자분들도 오랫동안 같이 일해서 믿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어서 좋은 회사 생활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MBition (Mercedes-Benz Innovation Lab)

MBition이라는 회사는 Mercedes Benz의 In-house 소프트웨어 하는 회사이다. 역사가 깊지 않고 최근에 첫 양산을 준비중에 있다. 독일 기업이 그렇듯 워라벨은 엄청나게 좋다. 30일 휴가, Sick Leave (내 휴가에서 제외 안됨), 원격 근무, 40시간 이상 근무하면 무조건 오버타임 체크, 하루에 10시간 이상 업무 금지, 일요일/공휴일 절대 업무 금지등 사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한다.

 

참 기업가들은 어떻게 이런데서 기업을 운영할까라는 생각을 가졌을 정도였고, 미국에 비해서 이런 부분 때문에 앞으로 뒤쳐지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많이 했다. 독일에서는 이런 것들을 너무나도 당연시 하는 문화였고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친구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최근 양산을 하고 있는데 절대 일요일/공휴일은 일 안하고 야근은 거의 없다. 그나마 이슈가 많은 팀들만 토요일에 근무를 하는 정도였고 그마저도 자발적이지 않으면 절대 하면 안된다. 일정은 좀 밀렸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 같고 그래도 곧 양산을 한다. 신기하게도 돌아가긴 한다.

 

한국에서 일주일 이상 휴가를 길게 쓰는 걸 눈치봤다면 독일에서는 2주이상 한번은 가라고 권장하고 내 휴가가 있으면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편하게 쓸 수 있다. 4주 몰아서 가는 친구들도 있고 팀원들과 이야기만 미리 해놓으면 큰 문제는 없다. 이야기해도 특별하게 막는 것도 없다.

 

여기서도 여전히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것들이 많고 컨퍼런스는 가고 싶으면 1년에 한번 정도는 해외로 갈 수 있다. 대부분 유럽 내로 가긴 하지만 말이다.

 

아쉬운 부분은 근로자에게 너무 좋지만 가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을 안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잘 안돌아 가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팀의 협조를 구하기는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 사일로가 많은 건 아닌데 항상 이슈가 많고 리소스 없다는 이유로 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이럴때는 역시나 개인적인 친분이 최고다. 빨리 빨리 제품을 만들어 보고 이런 문화는 아닌 것 같다.

 

연봉은 내부적으로 band가 공개되어 있다. 그리고 LG전자처럼 개인 능력에 따라 큰 차등이 있지 않다. 기본 연봉 + 회사 성과 보너스 정도이고 기본 연봉은 회사에서 정한 상승률 + 개인성과 (아주 미미하게 차이남) 정도라서 거의 공산주의식으로 분배하는 느낌이다. 물론 회사마다 다를 것이다.

 

독일에 있지만 본사가 미국, 한국, 중국 등의 회사들은 약간의 그 나라의 문화를 가지고 있긴 하다. 무슨 말인지 알아서 해석하길 바란다. :)

정리

한국, 독일에서 좋은 회사 (복지, 워라벨로) 라고 생각되는 곳만 비교해놔서 이걸 한국과 독일 기업에 대한 비교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이해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워라벨로는 독일이 좋지만 뭔가 빠른 시기에 성과를 내는 구조는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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